광야의 시인 이육사는 자신의 소망과 꿈을 담아 시 <청포도>를 지었다고 하네요. 그래서 시를 읽고 있노라면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힌' 청포도가 나무에 열려 있는 모습이 푸르르게 펼쳐지는 것만 같습니다. 반짝반짝 예쁘게 맺힌 꿈들을 따 먹으며 '두 손을 함뿍 적셔도 좋다'고 했던 시인. 어쩐지 오늘은 투명한 포도물을 손톱에 물들이며 포도를 먹고 싶어요. 처음 땅스 포도들을 보았을 때 너무 신기했어요. 농약도 없이, 비료도 없이, 퇴비도 없이, 오로지 땅과 물 조금의 힘만으로 주욱 자라, 하늘을 덮어 청색의 동굴을 만들어낸 땅스 포도들. 가끔 벌레도 찾아오고 새들도 찾아왔을 텐데 어떻게 견디고 버텨서 꿈이 알알이 박힌 열매를 맺었을까요? 이렇게 포도가 자라주기까지 지지해준 땅, 자연의 바람들, 포도 그리고 자연재배를 고집하는 농부의 한결같은 마음이 담겨져 한 팩의 포도로 온 것만 같습니다. 요 아이는 ‘토파즈’라는 품종의 포도입니다. 초여름에 나오는 포도로, 투명하게 금빛이 머무는 연노랑 색깔이 아주 예쁜 포도죠! 작은 알이 특징이며 가볍고 향이 독특하답니다. 한입 깨어 물면 달콤하고 착 감기는 맛을 느끼실 수 있어요. 수확량이 적어서 만나기 힘든 포도라고 하네요. 이번 여름, 조금 특이한 포도 토파즈를 만나보시는 건 어떨까요? 수확할 때, 꿈을 안고 성숙하게 자란 포도들을 따서 바로 보내드립니다. 그래서 상자를 열어보시면 가끔 어떤 아이들은 꿈을 펼치러 나가서, 바닥에서 돌아다니고 있는 것을 발견하실 수 있을 거예요. 혼자 떨어진 아이들을 보더라도 ‘네가 꿈을 안고 왔구나’ 하는 너그러운 마음으로 품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여러분에게 좀 더 신선하고 맛있는 포도를 보내드리기 위해 에어캡을 사용했습니다. 자연재배 땅스는 환경을 파괴하지 않는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하지만, 아직은 미숙해서 조금씩 배워가고 찾아나가는 중이에요. 지구에겐 평안한 회복을, 우리에게는 포도를 먹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새로운 포장방법을 고민해보겠습니다. 어느덧 8월도 중순으로 접어들며 여름도 성큼 지나가고 있네요. 계절이 바뀌고 푸른 빛은 어느 순간 노랗게 물들겠지요. 그리고 또 맛있는 과일들과 채소들이 찾아올 거예요. 땅스는 또 부지런히 달려서 좋은 자연재배 작물들을 가지고 오겠습니다. 변화하는 순간 속에서도 땅스를 기억해주세요. 오늘도 행복하시길 바랍니다.